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워렌 버핏은 왜 TSMC를 골랐을까?

by sj.gongdori 2022. 12. 13.

워렌 버핏과 TSMC


 최근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TSMC 주식 50억 달러(한화로 6조 5천억)를 인수했다고 11월 20일 보도했다. 기존 워렌 버핏의 투자 방식 중 예측이 어려운 IT 기업에 투자를 피하고 전통적인 소비자 독점 기업을 선택하던 워렌 버핏의 선택과는 매우 상반되는 행보로 보인다. 그렇다면 워렌 버핏의 투자 원칙이 바뀐 것일까? 어떤 이유에서 워렌 버핏이 TSMC를 선택하였는지 버핏의 기존 투자 관점으로 TSMC를 살펴보자.

 

TSMC의 Foundry 독점력


 TSMC는 반도체 시장 중 Foundry 시장의 선두에 있는 기업이다. TSMC의 시장 점유율은 이미 50%를 넘었으며,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의 발표에 따르면 Foundry 시장 2등인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더 크게 벌렸다. 그만큼 TSMC는 Foundry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고한 시장 점유율의 바탕에는 치열하게 개발한 첨단 공정과 함께 장기간의 Fabless 업체와 쌓아온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다.

 

 대표적인 TSMC와의 돈독한 관계를 보여주는 기업이 Apple이다. 최근 TSMC의 120억 달러(한화 15조 5천억)가 투자된 미국 애리조나주 FAB의 장비 반입식에서 Apple의 CEO 팀 쿡이 참여하여 자사 제품에 미국에서 만든 TSMC 반도체만을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이 발언의 배경에는 복잡한 세계정세가 얽혀있지만 그런데도 거대한 IT 기기 시장의 지배자인 Apple이 TSMC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에 화답하듯 TSMC는 대만 자국이 아닌 해외에 첫 5나노 이하 공정의 FAB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TSMC와 Apple의 동맹은 하러 갈수록 강화되며 신뢰 관계를 다져나가고 있다.

 

 TSMC의 독점력은 이외에도 최근 고객사에 Chip ASP(Average Selling Price)에 대한 인상안을 제시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세계 경제 시장은 이례적인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TSMC는 고객사들에게 Chip 당 평균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공표하였고 결론적으로 고객들은 수용하였다. 이런 상황은 워렌 버핏의 선호 종목인 코카콜라가 인플레이션을 가격 인상을 통해 고객에게 전가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만큼 TSMC의 독점력은 여타의 소비자 독점 기업들에 견줄만하다. 그리고 이런 독점력이 워렌 버핏이 TSMC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성장하는 Foundry 시장과 탄탄한 재무구조


 워렌 버핏은 투자 종목을 정할 때 해당 기업의 매출 성장과 재무비율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SMC의 최근 3년 매출액은 2019년 45조 5천억, 2020년 57조, 2021년 67조 6천억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그럴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에 거대한 규모로 투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은 2021년 기준 40%를 상회하였다. 2022년 분기 실적은 꾸준히 성장하여, 3분기에는 50%라는 제조업에서는 경이적인 영업이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부채 비율도 최근 2년간 증가하기는 하였지만 30% 초반 정도이며, 다른 경쟁사들의 부채 비율과 견주어봐도 매우 낮다.

 

 TSMC의 재무구조를 정리하면 꾸준한 성장세로 매출이 증가하며, 굵직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현금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경쟁사 대비 낮은 부채비율로 탄탄한 안정성을 보여준다. 이는 경쟁사 대비 높은 ROE(Return on Equity)로 나타나고 있다. 2021년 기준 ROE는 30이었으나, 2022년 3분기 기준 ROE는 43.04이다. 이는 경쟁사인 삼성전자(12.23)나 글로벌 파운드리(15.32)에 비해 세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그만큼 TSMC는 고금리인 이 시기에도 효율적으로 현금을 만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세계정세 및 시장의 불안으로 저렴해진 가격


 워렌 버핏의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인 저렴할 때 매수한다는 것이다. 최근 미·중 갈등이 다양한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가장 중심이 되는 갈등이 TSMC가 있는 대만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과 함께 코로나 여파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파격적으로 올리면서 TSMC의 주가는 다른 주식들과 함께 폭락하였다. 최고점 144달러 하던 주가는 버핏의 매수 시점으로 보는 60달러는 60% 하락한 가격이다. 버핏의 매수 소식으로 주가가 폭등하여 현재 80달러 기준으로 봐도 고점 대비 45% 하락한 가격이다.

이는 PER(Price Earning Ratio)를 통해서 드러난다. PER는 1주당 수익의 몇 배 인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PER의 해석 방법에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TSMC의 순이익을 기준으로 본다면 PER가 낮을수록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54.12, 2020년 34.21, 2021년 21.54 현재 22년 12월 주가 80달러 기준으로 PER는 14.46이다. 영업이익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점점 낮아지며 PER가 10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만큼 TSMC의 주가가 저렴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리해 보자면 TSMC는 Apple에 인플레이션을 가격 인상으로 전가할 만큼 높은 독점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재무적으로 살펴보아도 경쟁사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의 안정성과 현금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불안한 세계정세와 경제 상황으로 저렴해진 가격이 워렌 버핏이 투자를 결정하는 주요 이유였을 것이다. 예측이 어려운 첨단 기술에 투자하지 않는 버핏이 포트폴리오에 TSMC를 추가했다는 것만으로도 반도체 업계가 투자 관점에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그리고 투자자 관점에서도 다시 한번 반도체 투자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반응형

댓글